美中 ‘슈퍼관세 전쟁’… 무역, 불확실성의 시대로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對)중국 관세 인상 경쟁에 나서면서 전 세계 무역이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공약이 허술하다며 “내가 더 강도 높은 정책을 펼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중국은 맞보복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고, 이 같은 움직임이 유럽 등으로 번질 조짐도 있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또 하나의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14일(현지 시간) 중국산(産) 전기차, 범용 반도체, 배터리 등에 대한 관세를 최소 2∼4배 올리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이 모든 제품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전 세계가 소화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했다”며 “이는 ‘경쟁’이 아니라 ‘반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중국을 오랫동안 먹여 살렸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등에서 생산된 중국 제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고 미국 시

中企기준 9년째 그대로… 자재 값 올라 ‘강제졸업’ 하는 기업들

전봇대 등에 사용되는 전력선을 제조하는 경기 지역 H기업은 최근 미국으로의 수출 제의를 받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수출로 매출이 늘면 중소기업 기준인 매출 1500억 원을 넘어 중견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리가 현재의 2배까지 오르고 조달청 입찰에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할 수 없게 된다. H기업 대표는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올해만 30% 이상 올라 만들수록 손해인 제품이 많다”며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상황에 중소기업 지원마저 없으면 경영 자체가 휘청일 수 있어 미국 수출문이 열렸는데 기뻐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은 커지는 반면 영업이익률은 감소하는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매출액 기준을 넘으면 중견기업으로 승격해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기준은 2015년부터 9년째 그대로다. 고정된 매출액을 토대로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현행 제도가 오히려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는 ‘피터

“한국제품 美서 가격 경쟁력 향상… 對中 중간재 수출은 줄 듯”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물리는 관세를 대폭 올리면서 당장은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이 줄면 한국 역시 중간재 수출이 줄어들고 과잉 생산된 중국산 제품이 국내에 더욱 많이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에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면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는 결국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관세 인상이) 한국 기업에 그렇게 불리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본다)”고 했다. 윤 회장과 동행한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일부에서는 어부지리의 기회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이것이 기본적으로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산 수출이 줄면 한국 수출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무역법 301조 평가 보고서를 내고 “2

“2차 차이나쇼크 차단, 다른 대안 없어”… “미국외 나머지 시장, 중국이 지배할것”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경쟁이 벌어졌지만 미국 산업이나 세계 시장이 실제로 받을 영향을 놓고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008년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2차 차이나쇼크에 대비하며(Preparing for the Second China Shock)’라는 기고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0년 전후로 저가의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 제조업이 타격을 받았던 ‘차이나쇼크’가 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 과잉 생산을 한 뒤 해외 시장에 헐값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2차 차이나쇼크를 막으려면 대중(對中) 관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정권 잡는 인플레… 美유권자 80% “물가 불만” 바이든 재선 먹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두려움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실시한 미국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를 이렇게 전했다. 조사 결과 ‘경제 정책에 반대한다’(58%), ‘바이든 정책이 경제를 해친다’(49%) 등 경제에 대한 나쁜 평가가 많았는데, 가장 큰 불만은 역시 인플레이션이었다. ‘현재 경제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에 대한 답변으로 ‘물가 상승’이 8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었던 것이다. 요즘 미국 경제는 ‘나 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탓에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단속 못 해 정권이 흔들리는 사례가 지금 미국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은 월가 예상치보다 높은 0.5%(전월 대비)로 집계됐다.● 바이든 인플레, 카터 이후 최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수치만